지난 4월 1일은 슈퍼캣의 여섯번째 창립 기념일이었습니다. 포괄임금제를 폐지한 지 만 3개월이 된 시점이기도 했죠. (슈퍼캣은 지난 1월 1일부터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답니다. 관련한 글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어요) 포괄임금제 폐지는 슈퍼피플(*슈퍼캣 구성원을 부르는 말)에게 더 나은 근로 환경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복지 혁신에 돌입하기 위해 내린 중대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랬던 만큼 포괄임금제 폐지 이후 첫 분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고 시스템의 유지, 발전을 위한 인사이트를 도출해 포괄임금제 폐지가 지닌 다양한 장점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표준 이하의 상황을 발견하고도 아무런 조치나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그것이 표준이 된다'라는 말이 있듯, 제도는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용성을 점검하고 기대 이하의 상황은 없었는지 체크하며 개선해 나가는 노력은 더 중요하니 말이죠.
포괄임금제 폐지를 통해 슈퍼피플의 워라밸이 향상되고, 동시에 업무 효율이 증대되면 숫자로 측정하기 어려운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 그 믿음은 더 단단해졌을까요?
타사의 사례를 살펴볼 경우, 포괄임금제를 폐지할 때 포괄 임금에 포함되어있던 시간 외 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기본급만 지급하여 실질 급여가 줄어드는 경우도 빈번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슈퍼캣은 이를 방지하고자 기존 포괄 임금에 포함되어있던 '기본급'과 '시간 외 근무수당'을 합친 수당을 포괄임금제 폐지 후의 기본급으로 반영했습니다. 포괄임금제를 폐지했음에도 이 전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한다는 내용과, 시간 외 근무가 발생할 시 추가적인 수당이 발생한다는 안내는 슈퍼피플 전원이 참석하는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며 공지하기도 했죠.
포괄임금제가 폐지된 후 3개월이 지난 지금, 시간 외 근무시간과 임금 관련된 지표는 어떻게 나타났을까요?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슈퍼피플의 시간 외 근무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던 1월, 그리고 2월, 3월 계속해서 시간 외 근무시간이 줄어, 3월에 이르러서는 1월 대비 50%가 감소한 모습을 볼 수 있었죠. 이는 슈퍼피플의 생산성이 매달 개선되고 있고, 근태 관련 의식 수준도 높다는 것을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슈퍼캣이 슈퍼피플을 전적으로 신뢰하여 이석 관리와 같은 별도의 근태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음을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피플들은 자율적으로 근무 시간을 관리하고 있다고 보면 정확할 겁니다. 슈퍼피플이 일하는 방식으로 제시하는 '정확히 빠르게'와 '무엇보다도 인성'이라는 키워드가 슈퍼캣 안에 깊게 뿌리내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슈퍼피플의 생산성 향상으로 시간 외 근무시간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워라밸은 상승하고 있습니다. 보상 향상, 근무 시간 축소, 워라밸 향상이라는 최초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ZEP 아트 팀 리더 이진수 님
Q. 안녕하세요 진수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메타버스 플랫폼 ZEP 아트팀 리더 이진수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Q. 포괄임금제 폐지 후 근무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ZEP 팀은 신규 팀이다 보니 업무 프로세스를 정립해나가는 과정 중에 있어요. 초기에 어떤 습관을 만드는지에 따라 앞으로 낼 수 있는 퍼포먼스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팀 내에서는 기본적으로 일정 관리를 세분화해 적절한 업무 분배가 이루어질 수 있게 노력하고 있어요. 효율적으로 근무하는 습관을 형성해 야근을 지양하는 분위기도 만들고 있습니다. 시간 외 근무를 하려면 그룹웨어에 사유를 적은 신청서를 올려야 하다 보니 신청 전에 현재 작업 진척도를 보고 꼭 필요한 신청인지 한 번 더 판단하게 되기도 합니다. 신청 없이는 야근이 불가하니 이른바 '눈치 야근'이라는 것은 절대 불가능해졌고요. 꼭 필요한 시간 외 근무가 생긴다면 신청한 시간 내에서 어떻게든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퍼포먼스가 더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더 이상 근무 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의 척도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ZEP 아트 팀 리더 이진수 님
Q. 그렇군요. 그렇다면 야근을 지양하는 습관 형성 덕에 시간 외 근로가 실제로 줄어들었나요? A. ZEP 팀에 합류했던 초창기에는 야근이 더러 있었어요.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렸듯, 천천히 습관을 형성해 분위기를 만든 덕에 실제로 야근이 많이 줄었습니다. 정말 급한 업무가 아니라면 시간 외 근로 신청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어요. Q.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해지셨군요, 그렇다면 저녁 시간을 실제 자기 개발 시간으로 활용하고 계신가요? A. 아직은 자기 개발보다 온전한 휴식을 위해 사용하고 있어요. 저녁이 있는 삶이 온전히 일상이 된다면 자기 개발을 위해 시간을 투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퇴근 후 운동을 하거나 스터디를 하는 분들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일과 휴식이 명확히 분리되다 보니 심적으로 정말 많이 편해졌어요. Q. 그렇다면 결국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A. 모두가 본인의 업무와 관련해 높은 책임 의식을 보여주고 있는 덕에 생산성 향상이 확실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시간 외 근무는 최대한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시간 외 근무도 많이 줄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팀 내에서도 많은 협업을 진행하고 있어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맡은 업무를 정해진 시간에 마무리한다는, 어찌 보면 당연했던 개념이 보편화되는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기까지 많은 준비가 필요했고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도 많았습니다. 포괄임금제 폐지를 통해 슈퍼캣과 슈퍼피플이 다가가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전 직원이 참석하는 '타운홀미팅'에서 긴 시간을 투자해 설명을 진행하기도 했고, 여러 차례 공지와 Q&A를 통해 슈퍼피플의 궁금증을 해결해오기도 했습니다. 전년도의 시간외근로에 대한 지표가 명확하게 세워지지 않아 올해 시간외근로 예측이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네요.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증가량에 대한 기준점을 잡고, 적절히 관리해나가는 것이 중요하기에 이와 같은 상황에서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는 것은 어느 정도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슈퍼캣이 보여준 진심 덕인지, 슈퍼피플이 먼저 자발적으로 업무 일정 관리를 타이트하게 진행했고,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주었습니다. 좋은 제도를 어뷰징하는 것에 대한 경계도 잊지 않았고요. 서로가 서로를 굳게 신뢰한 덕에 이석 관리 등의 근태 프로그램 도입 없이도 프로세스가 잘 정립되었습니다. 신뢰, 그 이상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포괄임금제가 폐지되고 만 3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상호를 더욱 신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슈퍼피플은 우리의 기대보다 더 근태 의식 수준이 높았고, 리더들의 관리 의식, 책임 의식도 높았습니다. 이제 슈퍼캣은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매일 문제를 찾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예정입니다. 매일 문제를 찾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은 성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죠. 언제 생길지 모르는 중요한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슈퍼캣은 오늘도 연습중입니다. 슈퍼캣은 '슈퍼피플의 성장과 행복'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지금도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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